"쇼핑 즐기는 북한 소녀"…유튜버 영상에 또 샤넬 가품?

입력 2023-05-11 11:41   수정 2023-05-11 13:44



북한 체제를 홍보해온 여성 유튜버가 평양 여성들의 봄철 패션을 소개하는 영상에서 명품 브랜드의 디자인을 따라 한 것으로 보이는 제품들이 눈길을 끌고 있다.

지난 8일 'NEW DPRK'라는 이름의 북한 유튜브 계정에는 '쇼핑을 즐기는 북한 소녀와 함께 올해 최신 패션 트렌드를 발견하세요'라는 제목으로 지난달 24일부터 지난 4일까지 진행된 '2023년 봄철녀성옷전시회'를 방문한 북한 유튜버 연미의 모습이 담긴 영상이 게재됐다.

영상 속 연미는 중국어로 말했고, 영어 자막이 더해졌다.

연미는 전시회에서 판매되는 원피스, 가방 등을 소개하면서 직접 쇼핑하는 모습을 공개했다. 특히 "많은 원피스 브랜드 중 '은하'를 가장 좋아한다"면서 검정 물방울무늬가 그려진 흰색 민소매 원피스를 골라 착용하기도 했다. 은하는 북한 대표적인 의류·섬유 무역회사인 은하무역국을 지칭하는 것으로 보인다.

또한 실크 소재로 된 다양한 무늬의 원피스를 연이어 입어보면서 "예전에는 부자들만 입을 수 있었다"고 소개하기도 했다. 그뿐만 아니라 터치스크린으로 디자인을 살펴보는 장면도 연출됐다. 경공업 성과를 선전하기 위한 맥락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몇몇 장면에서 의류나 가방, 신발 등에 모자이크 처리가 됐고, 명품 브랜드의 디자인을 도용한 것으로 보이는 제품들도 눈에 띄었다.

특히 샤넬의 고유 문양인 마름모꼴 가죽 퀼팅 디자인을 베낀 핸드백들이 눈길을 끌었다. '샤넬 빈티지'로 불리는 '2.55' 제품은 샤넬 로고는 없지만, 샤넬 특유의 마름모꼴 퀼팅과 금속으로 된 직사각형 잠금장치를 특징으로 한다. '클래식', '보이백'과 함께 샤넬의 클래식 라인 중 하나로 꼽힌다. 가장 작은 '미니' 사이즈의 경우 662만원, 24인치 크기 미디움 사이즈는 1367만원에 판매되고 있다.

이와 함께 몇몇 제품과 인물의 경우 모자이크까지 처리됐다. 어떤 목적과 의도로 모자이크 처리가 된 것인지 알려지지 않았지만, 북한 전문가들은 서방 브랜드의 로고나 카피 제품을 가리기 위해 그런 것이 아니겠냐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북한은 '자력갱생'을 강조하며 미제, 서방에 대한 적개심을 고취해왔지만,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1400만원대 스위스 IWC사의 '포르토피노 오토매틱' 손목시계를 차고, 부인 리설주가 공개 석상에 수백만원대의 디올 핸드백과 티파니 목걸이를 착용하고 구찌와 베르사체 원피스를 입는 등 명품에 대한 관심을 드러내 왔다. 최근에는 이들의 딸 김주애가 크리스찬 디올의 키즈 후드 오리털 재킷을 입은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다.

이와 함께 명품 도용 사례도 여러 차례 지적됐다. 지난해 10월 대외선전매체 '조선의 오늘' 홈페이지에 공개된 '이 시각 평양 한 토막'이라는 영상에서 평양 제1백화점 내부 모습을 공개했는데, 샤넬과 버버리 가방, 디올의 향수 등이 담겨 있어 '카피' 논란이 불거졌다.

한편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지난 6일 자 보도에서 이번 전시회에 대해 "은하무역국, 평양시피복공업관리국 등에서 내놓은 새로운 형태의 봄·여름철 옷들이 우리 녀성들의 기호와 취미, 체형에 맞으면서도 아름다움을 더욱 돋구고 활동에 편리하게 제작된 것으로 하여 높은 평가를 받았다"고 평가했다.

북한에서 여성옷전시회가 열린 것은 지난해 10월 말에 이어 두 번째다. 첫 번째 전시회는 30∼40대를 겨냥한 코트와 패딩 등 겨울철 의류를 중심으로 약 2주간 진행됐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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